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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 본 대구지하철 참사...이런저런 이야기 2009. 2. 12. 10:28
오늘 문득○○사이트에서 대구지하철참사에 관련된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2003년에 발생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 당한 큰 사건이었는데.. 6년째가 되는군요..
저도 그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당시 이 사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가는 듯합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유가족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래에는 참사의 피해자인 고인과 유가족 분들에 대한 이야기 몇가지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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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달 중 제일 기다려지는 용돈 받는 날이다.
오늘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는 수학여행 준비로 용돈을 더 넉넉히
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득 내 손에 쥐어진 돈은 평소와 다를바 없는 3만원.
참고서 사랴, 학용품 사랴 정말 3만원 가지고 무얼 하라는건지.
나는 용돈을 적게 주는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집을 나섰다.
수학여행인....평소에 쓰던 가방 가져가기도 민망하고.. 신발도 새로 사고 싶었는데...
내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지.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난 투덜대며 교실에 도착했다.
내 속을 긁기라도 하듯 내 짝꿍은 용돈 넉넉히 받았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었다.
"나 오늘 수학여행 때 가져갈거 사러 가는데 같이 안갈래?"
학교는 아직 정상수업을 하는 시기가 아니라 단축수업을 했고 우린 쇼핑을 하러갔다.
한창 신나게 아이쇼핑을 즐기고 있을 때 마침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괜히 화가 나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 30분 후 다시 벨이 울렸다. 엄마였다.
나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배터리까지 빼버렸다.
그리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침에 일어났던 일들이 떠올랐다.
괜히 화를 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신발도 그렇게 낡은 것은 아니었고
가방은 옆집 언니에게서 빌릴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지'
집에 도착하고 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이상한 외로움이 몰려왔다.
이 불쾌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텔레비젼을 켰다.
뉴스 할 시간이 아닌데 모든 채널에서 뉴스가 나왔다.
이게 왠일인가. 내가 자주타는 대구지하철에 불이 난 것이었다.
어떤 남자가 지하철에 불을 냈다고 한다.
순식간에 불이 붙어 많은 사람들이 불타 죽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고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엄마가 집에 도착하지 않고 지하철 참사에 대한 뉴스가 텔레비젼에 계속 나오고 있었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연결음만 이어지고 있었다.
몇 번을 다시 걸어도 마찬가지였다.
불안한 마음에 수화기를 내려 놓고 꺼놨던 핸드폰을 다시 켰다.
켜자마자 새로운 문자들이 들어왔다.
엄마가 보낸 문자도 두통이나 있었다.
엄마가 보낸 첫번재 문자를 열었다.
.
.
<용돈 넉넉히 못 줘서 미안해 쇼핑센터 들려서 신발하고 가방 사가지고 갈게
집에 가면 너가 좋아하는 돈까스도 해줄테니깐 화풀어>
.
.
나는 첫번째 문자를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두번째 문자를 열었다.
.
.
<미안하다 가방이랑 신발 못 전하겠구나 돈까스도 해주려 했는데
미안하구나 사랑한다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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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이라도 보태자며 학습지교사로 맞벌이에 나선 주부 김인옥(30)씨는 18일 오전 6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남편 이홍원(35)씨에게 휴대폰을 걸었다.
"지금 지하철인데 거의 사무실에 도착했어. 저녁 밥 맛있게 준비해 놓을테니깐 오늘 빨리 퇴근해"
그 때만 해도 남편 이씨는 행복한 저녁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행복의 순간도 잠시였다.
부인 김씨로부터 피맺힌 절규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여보!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여보 사랑해요. 애들 보고싶어...."
김씨의 한마디는 부부가 이 세상에서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 남편 이씨는 '살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으면 부츠 한 쪽이 벗겨져 있었다'면서
'불행은 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몫이냐'고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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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영아야, 정신 차려야 돼"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영아!영아!영아!"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10일 오전 사고 현장을 헤메고 다니던 장계순(44)씨와 이선영(20)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통화 내용이다.
학교에 간다면서 집을 나갔던 李양이 어머니 장씨에게 처음 전화를 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쯤.
처음에 장씨는 명랑한 성격의 딸애가 장난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울먹이는 목소리에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꼈다고 했다.
장씨는 수시로 끊어지는 딸의 휴대전화에 10번 넘게 전화를 걸어 힘을 북돋워 주려 했으나 "엄마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말을 듣고는 집을 뛰쳐나와 현장으로 향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장씨는 만나는 사람을 붙들고 "사고난 지 3시간이 지났으니 가망이 없겠지요" "반드시 살아있을 것"이라는 말을 되뇌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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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빠. 구해주세요. 문이 안 열려요"
"부디 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세요"(막내아들이 부모에게)
"오빠. 영원히 사랑해..."(갓 결혼한 20대 여성이 남편에게)
대구지하철 참사를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 것은 휴대폰으로 전해진
'살려달라'는 희생자들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암흑속에서.
목 안에 꽉 들어찬 유독가스에 숨이 넘어가기 직전 마지막 순간에
희생자들의 전화는 가족들의 마음을 찢고 또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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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러한 참극은 더 이상 없길 바라면서....'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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